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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

공간이 만든 공간 작가 유현준 신간 : 공간의 미래 Chapter 2 : 종교의 위기와 기회

by hustler 2021.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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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작가 유현준 신간 : 공간의 미래 Chapter 2 : 종교의 위기와 기회

전통 기독교의 붕괴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뉴스에서 많이 다룬 문제 중 하나는 교회다. 기존에 한 공간을 중심으로 모이던 교회는 거리두기가 불가피해지면서, 정부 지자체와 갈등이 상당히 많았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가 보기에도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들을 보여주는 교회와 목사들은 뉴스에 오르내리게 되었고, 기독교의 이미지는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기독교인이지만, 지금껏 두 번의 교회의 붕괴를 경험했다. 내가 어릴적 다니던 교회와 그 다음에 다니던 교회 모두 도덕적, 경제적인 문제로 교회가 해산되었고, 나는 그러한 유년기의 교회를 보내고 있었다. 

십자가를 건물 꼭대기에 걸었던 교회는 지금껏 물리적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통해 그 권력을 상당히 유지했다. 공간의 미래에서 언급된 것처럼 기존의 고대 종교부터 그랬듯이, 목사님은 단상 위에 올라가서 설교를 했고, 다수의 사람들은 한 공간을 보면서 그 권력은 시선이 집중되는 곳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교회에서 크게 착각된 부분 중에 하나인데, 시선이 하나님이 아닌 목사님에 머물다 보니까 목사와 성도 모두 목사를 숭배하는 듯한 이상한 기류가 흘렀다. 어떠한 목사가 영웅이 되고 그 목사의 기도를 받으면 병이 낫는다는 등 기존 기독교가 아닌 사실상 샤머니즘의 가까운 기독교 풍습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 시대에서 몇몇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이러한 기독교를 신봉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젊은 세대들에게 기독교는 외면받기 너무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큰 건물과 목사님이 타고 다니는 좋은 차는 종교가 보여주는 외형과 현실의 괴리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존속되는 이유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의 본질을 탐구할수록 삶에 대해서 굉장히 반성을 많이 한다. 사실, 교회에서 설교를 곰곰히 들어보면 세상과 크게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용서해라 사랑해라 미워하지 말라와 같은 것들은 유튜브 채널에서 많은 자기계발 연사들이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종교가 존속되는 이유는 사람은 '죽고 사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만 고민을 하지,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지 않는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나 죽고 사는 문제를 고민하곤 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죽기 직전에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한다. 진화론이 아직도 이론에 머물러 있고, 창조론이나 종말론 등 세상의 시작과 끝에 관련된 고민들은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본질적인 고민이다.

 

사회적으로도 종교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기독교는 부정적인 모습을 굉장히 많이 비추고 있지만, 사실 많은 기독교 재단들이 자선사업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일정한 사이즈의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한 것도 그러한 이유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자선사업과 교회가 좀 더 분리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성당과 같이 예배당 자체는 온전히 신성한 곳으로 남아있고, 자선사업 등의 복지 영역의 일은 다른 건물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재단을 설립하는 등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코로나 시대 기독교의 과제 : 동조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현재 기독교가 위와 같은 수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을 넣고 설교를 듣는 것은 동조성 때문이다. 공간의 미래 84쪽에서는 ' 사람들은 더 많은 동조자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사람을 모은다.' 이는 우리를 외부로부터 분리하고, 종교적인 색깔을 더욱 진하게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요소가 사회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서, 종교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어지고, 같은 공간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수록 그 종교의 철학은 의심을 받기 떄문이다.

감염병 시대에 기독교는 확실히 문제를 가지고 있다. 사실 진작 대두되어야 했던 문제들이 이제야 해결된 것 같아 조금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역병의 시기에 진정한 기독교 정신을 통해 극복해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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