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이야기

공간이 만든 공간 작가 유현준 신간 : 공간의 미래 Chapter 1 :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by hustler 2021. 11. 10.
반응형

공간이 만든 공간 작가 유현준 신간 

: 공간의 미래 Chapter 1 :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Chapter 1 :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유현준 교수가 공간의 미래라는 신간을 발간했다. 평범한 독자의 시각으로 한 챕터씩 리뷰해보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아페르한강

이 아파트는 유현준건축사무소에서 준공 예정인 아페르한강의 조망도다. 용산구 서빙고에 건축 예정인 아파트로, 분양가는 7~80억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중산층 집이 방 세 개 아파트인 이유

저자는 중산층 집이 방 세개 아파트인 이유를 알려주며 시작한다. 간단히 말하면 4명의 가족이 가장 살기 쉬운 집의 형태가 방 세개짜리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안방, 서재, 아이방으로 나눠져 있는 전형적인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형태다. 우리의 아파트에는 굉장히 계륵같은 공간이 있는데, 바로 발코니다. 발코니는 확장을 해서 없어진 집도 꽤 많고, 있다 해도 빨래를 건조시키는 정도의 발코니의 형태다. 코로나 이전의 우리의 생활 패턴을 보면 발코니는 우리에게 크게 중요한 집의 요소로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변화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공간의 미래 28p

155퍼센트 늘어난 집의 의무

코로나 이전에는 위의 그림과 같이 집과 밖의 비율이 어느 정도 나눠져 있었지만, 이제는 일을 집에서 하는 기조가 생기면서 집의 의무가 155퍼센트 부과됐다. 단순한 산술계산이긴 하지만, 대학생인 나의 삶만 돌이켜봐도, 학교에 갈 시간에 집에서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집의 의무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집의 구조도 조금씩 변화할 필요성이 생겼다. 오피스의 기능이 추가되어야 하고 회사에서 탕비실이나 옥상 쉼터의 기능을 집에다가 모조리 집어 넣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집의 구조적 문제점은 바로 벽식 구조와 기둥식 구조의 차이다.

그래픽 = 조숙빈 디자이너

벽식 구조는 구조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벽 자체를 허물어야하기 떄문에 구조변경이 용이하지 않다. 하지만, 기둥식 구조의 경우에는 보와 기둥이 천장을 받치는 형태이기 때문에 기둥과 기둥 사이에 가벽을 설치해서 공간을 나누거나, 여러 집의 구성요소를 자신의 취향대로 재배치 할 수 있다. 특히나 이런 재배치 과정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엌이다.

 

부엌의 새로운 위치

우리의 부엌을 상상해보면 설거지를 할 때 벽을 보고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설령 벽을 보지 않더라도 햇살이 가득한 부엌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부엌이 이렇게 음지로 간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기존에 가사 업무가 모두 여성이 도맡아했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던 것도 한 가지 요인이다. 여성이 주로 머무르는 공간이기 때문에 당시 시대적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요리 자체가 문화가 되고 가족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면서 이러한 요인은 많이 제거되었다.

 

두번째 요인은 냄새다. 부엌을 구석에 놓지 않으면 음식의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지고, 시대가 지나면서 냄새에 민감해졌기 때문에 주거 공간과 분리한 것이다. 하지만, 벽식 구조로 인해 생활 습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여전히 부엌은 구석에 있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둥식 구조로 되어 있다면, 저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창가나 발코니 근처에 부엌을 두어, 환기가 용이하게 하고 주거 공간에 냄새가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제안한다.

 

이 파트를 읽고 생각난 장면은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처럼 손님을 바라보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오픈키친 형태의 주방이 더욱 더 보편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는 발코니가 필요하다

부엌의 재배치, 늘어난 집의 의무와 우리의 전통적인 집의 구조를 고려했을 때, 저자는 발코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발코니는 집 안에 있는 사적인 야외 공간임과 동시에, 회사에 있는 휴게실의 역할까지 같이 할 수 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회사외 집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되려 집 자체가 업무 공간으로 느껴지고, 휴식공간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발코니는 바깥에 머물 수 있으면서 코로나 시대에 맞게 많은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사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주택 공간이다. 주택 공간의 미래를 떠올릴 때, 발코니가 공간의 미래에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