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턴의 장점과 단점
2022년 6월~12월 6개월 간의 스타트업에서의 인턴 생활이 끝났다. 꽤 긴 시간 인턴을 하면서 느낀 스타트업 인턴의 장점과 단점을 써보려고 한다. 내가 다닌 스타트업은 30명 남짓의 IT 스타트업이었다.
대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명확한 비교 대상이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짧지 않은 6개월 간의 시간을 정리하고 또 스타트업 인턴을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장단점을 명확하게 알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
- 장점
1. 경력 대비 많은 권한을 부여해준다
이전 회사 경험이라고는 2개월밖에 없는 나에게, 고객사 담당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 나와 소통을 하는 고객사 담당자는 평균 5~10년 연차의 직장인이었다. 회사의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업무 경험이 없는 인턴에게 고객사 응대를 맡긴다고 생각한다.
인턴이 고객사 응대를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는 인턴은 의사결정의 기준을 일차원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 팀장이나 중간 관리자가 외부 소통을 하는 이유는 회사의 상황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A라는 방식으로 고객사가 일을 진행하고 싶어한다고 가정하자. A라는 방식은 사실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의 진행 방식이다. 하지만, 다른 고객사와의 관계, 현재 우리 팀에 남아있는 리소스, 일의 우선순위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하면 판단의 결과가 달라진다.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해주지 않는 것이 더 옳은 판단일 경우가 있다. 그러한 판단은 연차가 쌓일 수록 더 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험이 없는 인턴에게는 상대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이지만,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아주 훌륭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직접 우당탕탕 부딪혀 보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고, 나도 회사를 퇴사할 때 즈음은 의사결정의 수준과 깊이가 높아졌다고 스스로 판단하게 됐다.
2. 다양하고 훌륭한 사람들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BCG, 맥킨지, 서울대, 토스" 내가 다녔던 회사에서 흔하디 흔한 경력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이러한 경력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지식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분석적, 전략적인 사고방식에 약한 편이었다. 나의 사고방식은 즉흥적이거나 정리가 안 되어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5년 이상 연차의 꽤나 훌륭한 회사 출신의 사람들가 일하면서 나의 업무 방식에 대해 많이 돌아보게 됐다.
이와 같이 분석적이고 전략적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꽤 많은 수고가 든다. 무언가를 요청할 일이 생길 때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꽤 많이하게 되었다. 특히 이러한 소통 방식은 타 직군과 협업할 때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디자이너, 개발자와 소통하는 방식은 각각 다르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차원적으로 생각하고 요청했다가는, 골치 아파지거나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좋다.
- 내가 느끼는 각 직군과 소통할 때 가장 크게 중요한 점은 아래와 같다
- 개발자 : 일의 요청 배경을 설명하기/ 시급도를 알려주고 타임라인에 대해 논의하기/ 확장성을 고려해서 사업적으로 추가로 필요한 기능이 없는지 고민하기
- 디자이너 : 레퍼런스를 최대한 많이 찾아가기 / 스케치를 최대한 자세히 해가기 / 추가 수정 요청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콘텐츠의 오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기
- 단점
1. 체계가 부족하다
일이 진행되는 방식이 체계적이라고 하는 것은, 각 일의 프로세스가 정해져 있고, 단계마다 책임자가 정해져 있다는 것으로 나는 스스로 정의한다. 하지만, 규모가 작고, 리소스가 부족하다보니 R&R(Role & Responsibility)가 명확하게 정의되어있지 않다. R&R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하나의 프로젝트를 할 때 "우당탕탕" 진행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체계가 없다고 느꼈던 점은, 인수인계를 하는 시점이었다. 인수인계의 방식에 대해서 상급자가 일종의 프레임을 짜주고, 하급자에게 아래와 같은 일정으로 인수인계를 해달라고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다닌 회사의 경우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인수인계를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었다. 남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 중에 남는 사람이 인수인계에 더 신경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생각인데도 참 아쉬웠다.
2. 리소스가 부족하다
위와 같은 문제는 사실 리소스가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다. 우리 팀의 경우, 야근이 일상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단 한 번도 6시의 북적거리는 지하철을 경험한 적이 없다. 22시나 24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으며, 퇴사 후 막판에 와서야 칼퇴근을 할 수 있었다.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뤄야 하는 상황에 있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긴 하지만, 물리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진이 빠져버려서, 퇴사할 때 전혀 미련이 남지 않았다. 높은 강도로 일하면서 든 생각은, "내 일" 에 저 정도 강도로 일하면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일에 10 to 10 으로 일하면 나도 내 비즈니스를 꾸리며 살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결론 : 그래도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
좋은 걸 배우는 것만큼 나쁜 걸 아는 것도 중요하다. 스타트업에 있으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일 때는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회사에서 많은 범위의 일을 커버하며 단기간에 큰 성장을 이루는 것도 훌륭한 경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회사를 다녔는지 궁금하거나, 창업에 뜻이 있다면 loyalgap@gmail.com 으로 연락 주세요 :) 같이 커피챗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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